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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영화 포스터

하모니, 4년의 기다림의 목소리가 담장 너머로

설날이나 추석명절에 코로나 시절 이전에는 가족단위로 보기 좋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습니다. 2010년의 1월도 그렇게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휴먼영화가 하나 개봉했습니다. 바로 김윤진 배우 주연의 하모니입니다. 여자교도소 수감자들이 합창단을 결성하게 되고, 노래를 부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나가고, 그리고 그 합창단의 첫 서울 공연 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각자의 사연을 안고 기다리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은 영화입니다. 사실 교도소에 수감이 된 사람들은 범죄 혐의가 입증된 범죄자들이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미화를 하는 것이 아닌가 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감독도 그런 비판을 의식한 것인지 영화 속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을 보면 어째서인지 악랄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습니다. 휴머니즘의 극대화와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의 목표가 눈물샘 자극이었다고 초청강연에서 밝힌 사연도 있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슬픈 영화를 보고 싶을 때 보기 딱 좋은 영화 중 하나입니다. 흐르는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하모니 이야기 속으로 티슈 한 봉지 챙겨 들고 지금부터 들어가 보겠습니다.

누구나 다 사연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주인공인 정혜는 의처증이 아주 심한 남자와 결혼을 해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임신을 했고, 그날도 남편의 극대화된 의처증에 계속되는 폭력으로부터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유리탁자에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사고로 그녀는 경찰에 체포되어 구속되고 바깥세상에 자신의 편이 하나도 없던 그녀는 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됩니다. 그렇게 들어온 교도소에는 옛날에는 아주 잘 나가는 음대 교수로 생활했지만, 조교와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게 되어 교통사고를 내 복역 중인 김문옥과, 의붓아버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가 사고로 교도소에 수감된 강유미, 프로레슬링 선수출신의 코치에게 기술을 걸다 사고로 10년형을 선고받은 강연실 등 저마다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복역 중인 수감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혜는 남편으로부터 지킨 아이를 수감생활 중 낳아 약 18개월을 키웠는데, 이제 곧 법에 따라 아이를 입양 보내야 하는 처지입니다. 바깥세상에 일가친척이라도 있으면 아이를 맡길 수 있을 텐데 하늘아래 아이와 본인만 있던 정혜는 결국 아이를 다른 집으로 입양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도소에 합창단이 공연을 오게 되고 그 공연을 보고 감동한 정혜는 교도소장에게 건의를 해서 합창단을 결성하고자 합니다. 음대교수였던 김문옥을 지휘자로 내세워 합창단을 결성하게 되고 각자의 사연 속에서 희망 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합창단에 합류하며 서서히 삶에 희망의 끈을 잡기 시작합니다. 노래만 하면 아이를 울게 하는 음치였던 정혜는 성악전공의 유미의 도움으로 이제 튀지 않게 노래할 수 있습니다. 합창단원들은 잡지에도 소개가 되고 공연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게 되면서 특례로 아들과 하루 외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은 아이와 헤어져야만 하는 날이었습니다. 결국 그날을 마지막으로 아이와 정혜는 서로 떨어지게 되고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크리스마스에 합창단의 공연이 잡히게 되고 합창단원들은 각자의 보고싶은 가족, 친구, 애인들에게 공연 소식을 전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서울 공연이 있던 날. 공연장 안에서 도난이 발생하는 작은 사고가 발생하여 합창단이 의심을 받게 되지만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게 되고 공연은 무사히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공연할 때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그중에는 정혜가 예전에 입양을 보냈던 아들이 있었고 정혜는 이를 눈치채지만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정혜의 아들을 입양한 양부모로부터 선물로 아들의 성장일기를 받게 되고 교도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정혜는 끝없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한편 각종 흉악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강력하게 처벌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면서 10년 만에 사형집행이 부활하게 되고 오래 복역 중이던 김문옥의 집행일이 정해지게 됩니다. 그동안 면회도 오지 않았던 딸이 공연도 보러 오고, 면회도 와서 같이 외박도 하는 등 좋은 일만 생긴다고 행복해하던 문옥은 자신을 부르는 교도관의 말에 기분이 좋다가 갑자기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함께 있던 사람들은 모두들 이상함을 감지하고 못 가게 하지만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방을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합창단원들은 눈물로써 문옥을 보내주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하모니 영화 총평

영화 하모니는 삶에 있는 희망이라고는 하나 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이 음악과 노래라는 매개체로 자신감을 키워가며 가슴에 품은 상처를 치료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키워나가는 성장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안에서 서로 유대감을 쌓아나가며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줍니다. 다만 재소자들이 어쩔 수 없었던 것을 너무 강조해서 범죄자를 미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하모니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작품 속에서 각기 다른 인물들의 삶을 보여주고, 가슴 따뜻한 순간과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장면들이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게 전개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각각의 캐릭터는 자신만의 퍼스널리티를 가지고 관객들이 그들의 개인적인 사연과 열망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 김윤진과 나문희의 공연장면들은 그들 각자 역할의 감정적인 깊이와 각자가 가진 마음속 유약함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매우 뛰어납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화 하모니는 용서, 구원, 그리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서로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주제들을 보여줍니다. 더욱이, 하모니는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하나의 장치로서 음악을 사용합니다. 합창단의 결속을 향한 여정은 화해와 자아 발견을 향한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반영합니다. 합창을 통한 목소리의 화합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통합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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